인도를 대표하는 축제를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주저 없이 ‘홀리’를 떠올린다. 이번에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않은 인도의 문화에 대해서 소개할려고한다.
흔히 ‘색의 축제’라 불리는 홀리는 매년 봄, 인도 전역에서 열리는 대규모 축제다. 사람들은 서로에게 형형색색의 가루를 뿌리며 거리에서 춤추고 노래한다. 언뜻 보면 그저 화려하고 즐거운 퍼레이드 같지만, 그 속에는 인도의 종교적·사회적 의미가 담겨 있으며, 실제로는 우리가 잘 모르는 ‘축제 뒤의 뒷이야기’도 많다.
색가루를 던지는 이유: 신화와 상징성
홀리 축제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단연 사람들이 서로에게 색가루를 던지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왜 굳이 색가루일까?
홀리의 기원은 힌두 신화에서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이야기는 ‘프라흘라다와 홀리카’의 전설이다. 신비한 힘을 지닌 홀리카가 불 속에서도 타지 않는 능력을 이용해 신을 믿는 프라흘라다를 죽이려 했으나, 오히려 그녀가 불에 타 죽고 프라흘라다는 살아남았다. 이는 ‘선이 악을 이긴다’는 교훈을 전하며, 매년 홀리 전날 밤에는 ‘홀리카 화형’이라 불리는 모닥불 의식이 열린다.
이후 본격적인 축제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서로에게 색가루를 던진다. 이는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계급·성별·나이를 넘어 모두가 평등해지는 순간을 의미한다. 인도 사회는 전통적으로 엄격한 카스트 제도가 존재했지만, 홀리 기간 동안만큼은 모두가 같은 얼굴, 같은 색으로 뒤덮인다. 흰 옷을 입고 나왔다가 온몸이 빨강·노랑·파랑으로 뒤섞인 모습은, 차이를 넘어 하나가 되는 상징이다.
또한 색깔에는 각기 상징이 있다. 빨강은 사랑과 에너지, 노랑은 신성함, 초록은 생명과 희망, 파랑은 신 크리슈나와 관련된 신성한 색이다. 결국 색가루는 단순한 놀이 도구가 아니라, 봄의 도래와 삶의 기쁨, 선의 승리를 표현하는 매개체인 셈이다.
축제 후에 찾아오는 불편함과 현실
화려한 사진 속 홀리는 분명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한 현실적인 뒷이야기가 있다.
먼저, 피부와 머리카락 문제다. 과거에는 천연 허브와 꽃가루에서 색을 얻었지만, 현대에는 값싼 합성 염료가 많이 쓰인다. 이 때문에 축제가 끝나고 나면 피부 트러블, 알레르기, 심지어는 머리카락이 염색된 듯 색이 잘 빠지지 않는 문제가 생기곤 한다. 현지 사람들은 미리 피부에 오일을 바르거나 오래된 옷을 입고 참가한다.
둘째, 도시의 청소 문제다. 수백만 명이 거리에서 색가루를 뿌리고 물총을 쏘다 보니, 다음 날 도시 곳곳은 온통 물감이 튄 듯한 모습이 된다. 축제 다음 날부터 며칠간은 거리 청소가 이어지고, 도로와 집 벽에 묻은 색이 쉽게 지워지지 않아 골칫거리가 되기도 한다.
셋째, 안전 문제도 있다. 대부분은 즐겁게 즐기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지나친 흥분 속에서 장난이 과격해지거나, 술에 취한 사람들이 소란을 피우기도 한다. 특히 여성 여행자들에게는 군중 속 성희롱 문제가 제기되기도 해, 홀리에 참여할 때는 반드시 현지인과 동행하거나 안전한 지역을 택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홀리는 화려한 축제이지만, 그 뒷면에는 참여자들이 반드시 겪게 되는 불편과 현실이 공존한다.
마을 분위기와 공동체적 의미
그럼에도 불구하고, 홀리는 인도 사람들에게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마을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중요한 의식이다.
홀리 기간 동안은 가족과 이웃, 친구, 심지어는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람들까지도 화해한다. 서로에게 색을 바르며 “과거의 갈등은 잊고 새로 시작하자”는 의미를 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마을에서는 이 날을 기점으로 인간관계의 갈등이 해소되기도 한다.
또한, 아이들에게는 가장 기다려지는 축제다. 학교가 쉬고, 마음껏 뛰어놀며 색가루를 던지는 경험은 일 년에 단 한 번뿐이다. 어른들도 잠시 일상을 내려놓고 춤추며 노래한다. 종교적 의미와 함께, 홀리는 삶의 즐거움과 공동체적 유대를 동시에 확인하는 자리다.
외국인들에게도 홀리는 큰 매력이다.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이 인도의 홀리에 참여하며 색가루 세례를 받는다. 이는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와 사람이 함께 어우러지는 세계적 축제로 확장되고 있다.
인도의 홀리 축제는 단순히 색가루를 던지는 화려한 놀이가 아니다.
그 속에는 신화적 기원, 평등의 메시지, 공동체적 화합이 담겨 있다. 동시에 축제가 끝난 후의 피부 트러블, 도시의 혼잡, 안전 문제 같은 현실적인 뒷이야기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홀리는 인도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삶의 일부다. 봄의 시작을 알리고, 갈등을 잊게 하며,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힘이 바로 홀리에 있다.
만약 인도를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홀리를 직접 경험해 보길 추천한다. 단, 오래된 옷을 입고, 피부를 보호할 오일을 바르고, 믿을 만한 현지인과 함께한다면 더욱 안전하고 즐겁게 축제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순간, 당신은 단순한 관광객을 넘어 인도의 생생한 공동체 문화 속 한 부분이 되어 있을 것이다